유구의 새로운 무지갯빛 움직임, 유구섬유역사전시관

작성자 | 전체관리자
작성일 | 2018-02-12 16:50:05
조회수 | 6697 [kakaostory2]

유구의 새로운 무지갯빛 움직임,유구섬유역사전시관

 유구의 새로운 무지갯빛 움직임,유구섬유역사전시관

‘평화의 상징‘ 비둘기를 이름에 담은 공주시 유구(維鳩)읍.
유구읍 석남리에는 색동저고리를 곱게 차려입은 비둘기 한 쌍이 있다.
환영과 친근함의 손짓으로 안내하는 곳은 유구섬유역사전시관.
섬유산업과 함께 80년 역사를 함께한 유구의 역사가 여기 모였다.
처음 유구에서 시작된 직물 생산부터 재부흥기를 겪고 있는 현재까지,
유구에서 이어져온 섬유산업과 지역민들의 이야기가 눈앞에 펼쳐진다.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는 어린 시절 추억 속의 색동저고리.
그 알록달록한 꼬까옷의 시작은 바로 여기, 유구.
유구의 무지갯빛 움직임은 추억을 넘어,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다정히 유구섬유역사전시관으로 안내하는 비둘기 한 쌍

다정히 유구섬유역사전시관으로 안내하는 비둘기 한 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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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섬유산업과 역사를 함께했던 공주시 유구읍. 유구의 섬유산업은 8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그 옛날, 유구에서 만든 질 좋은 옷감은 임금님의 용포가 되기도 하고, 명절이면 전국 숱한 아이들의 색동저고리가 되기도 했다. 1950년대 직물 공장이 들어서고, 1970년대 최고의 호황기를 지나, 1980년대 IMF 외환위기와 중국산 수입으로 인한 불황기까지. 보드라운 옷감과 함께 울고 웃던 시간이 흐르고, 유구에서 새로운 무지갯빛 움직임이 다시금 시작되었다. 다양해진 품목, 개선된 기계, 새롭게 개척한 판로. 이로써 국내외를 아우르며 제2의 전성기를 지내고 있다.

햇빛에 반짝이는 유구섬유역사전시관 입구

햇빛에 반짝이는 유구섬유역사전시관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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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물공장의 모습을 닮은 문패

직물공장의 모습을 닮은 문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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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기를 본떠 만든 모습

직기를 본떠 만든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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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유구의 달고 쓴 이야기를 어딘가 모아두고 싶었다. 섬유산업과 함께한 유구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고 싶었다. 그래서 마련된 이곳, 유구섬유역사전시관. 손수 목화를 재배하고 베를 짰던 모습부터 자동화된 기계로 더 아름답고 다양한 섬유를 생산하는 모습까지 모두 담았다. 실제로 물레와 직기를 볼 수 있고, 다양한 섬유 체험도 준비되었다. 유구섬유역사전시관을 기점으로 좀 더 많은 이와 함께 유구의 자랑스러운 섬유 역사를 나누려 한다.

유구섬유역사전시관 내부 전경

유구섬유역사전시관 내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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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섬유역사전시관 내부 전경

유구섬유역사전시관 내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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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끔한 모습의 유구섬유역사전시관이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유구섬유역사전시관은 유구 섬유산업의 역사와 유구 지역민의 생활사 전시를 통한 지역의 문화유산을 보존 및 계승하기 위해 조성된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유구의 섬유산업과 관련된 다양한 자료들이 전시 중이며, 각종 수직기 및 디오라마, 옛날 물레 등을 관람할 수 있다. 또한, 섬유 염색 및 각종 체험도 준비되어 있다.

전시관은 입구 바로 앞의 사랑방과 총 3개의 전시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처음 만나게 되는 전시장에는 벽 양쪽으로 유구 섬유의 역사 안내와 직물 제조 과정을 담은 디오라마를 전시 중이다. 안쪽에 있는 전시관에서는 각종 원단과 직기, 유구 직물공장의 역사를 전시 중이다. 다양한 직기들을 실제 사용했던 것들을 기증받아 전시관 전반에 걸쳐 놓여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안쪽 공간에서는 다양한 섬유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입구에 마련된 유구사랑방

입구에 마련된 유구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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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 섬유를 활용한 제품 전시 중

유구 섬유를 활용한 제품 전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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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 섬유를 활용한 제품 전시 중

유구 섬유를 활용한 제품 전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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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 섬유를 활용한 제품 전시 중

유구 섬유를 활용한 제품 전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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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 섬유를 활용한 제품 전시 중

유구 섬유를 활용한 제품 전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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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섬유역사전시관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보이는 곳은 유구사랑방. 아담한 크기와 유구사랑방이란 이름이 자못 앙증맞은 곳이다. 유구사랑방에서는 전시관과 관련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유구 섬유로 만든 알록달록한 제품들도 전시 중이다. 색동옷을 입은 필통도 있고, 올해 복을 한 가득 품고 있을 것 같은 복주머니도 있다. 한가운데 아름다운 꽃을 피운 쿠션과 독특한 문양의 부채까지. 자카드 직기로 만들어낸 다양한 무늬의 원단은 일상용품에 아름다운 옷을 입혀주었다.

벽면을 가득 메운 유구 섬유산업의 80년 역사

벽면을 가득 메운 유구 섬유산업의 80년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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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 섬유 역사 : 1940년대

유구 섬유 역사 : 1940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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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 섬유 역사 : 1950년대

유구 섬유 역사 : 1950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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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 섬유 역사 : 1960~70년대

유구 섬유 역사 : 1960~70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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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 섬유 역사 : 1980~90년대

유구 섬유 역사 : 1980~90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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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 섬유 역사 : 2000년대

유구 섬유 역사 : 2000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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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한 쪽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는 유구 섬유의 역사. 우리나라 섬유산업과 함께 80여 년을 함께 하고 있다. 194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시대별로 잘 정리되어있어 유구 섬유 역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1940년대, 해방과 한국전쟁을 겪으며 유구의 섬유 산업이 변화하기 시작한다. 정감록(이심과 정감의 문답을 기록한 책으로 조선 중기 이후 유포된 예언서)의 십승지지(난세에 병란을 피하고 좋은 10개 소) 영향으로 십승지 중 하나인 공주시 유구로 사람들이 몰려든다. 이북의 함경도, 평안도, 황해도에서 직물업에 종사했던 피난민들이 모였고, 그들이 직접 수족기를 제작하여 직조한 것이 유구 직물 산업의 시발점이 되었다.

1950년대는 족닥기(수직기)가 제작되고 공장이 설립된 시기이다. 가내수공업 형태의 소규모 작업이 베틀을 개량한 수직기가 만들어지면서 기술자와 공녀들을 채용하는 등 산업화의 길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

1960~70년대는 현대화된 직조 기계가 도입되면서 직접 직물을 짜는 것이 아닌 기계가 짜는 것을 사람이 살펴보는 형태로 변화되는 시기이다. 동력북직기가 보급되면서 공업화가 이루어졌고, 1977년부터는 나일론을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시장성도 좋아져 직물 산업의 호황을 누리게 된다.

1980~90년대에 들어서서 무북직기가 도입되고 이는 여성 인력을 감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또한, 1990년대에 중국에서 값싼 직물들이 대량 수입되고, IMF 외환위기가 겹쳐 유구 섬유 산업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2000년대, 외환위기 이후 조금씩 회복세를 보였으나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생산 품목의 고급화와 다양화, 기계의 개선을 통한 인건비 감소, 새로운 판로 개척 등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그 해결 방안으로 유구직물협회가 구성된다. 2003년 설립된 유구직물협회와 함께 유구자카드섬유연구소가 개설됨으로써 본격적으로 정부 지원 아래 제품의 고급화와 다양화가 실현된다. 이를 통해 현재 미국·유럽·동남아시아 등에 커튼, 소파, 벽지와 같은 제품을 수출 중이며, 국내에도 셔츠, 테이블보, 넥타이, 양말, 방석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또한, 국내 여성 고급한복지 최대 생산지 (전국 80% 차지)와 국내 유일의 원조 색동 옷감 생산지로 발돋움하여 유구의 명성을 되찾고 있다.

유구의 직물 공장에서 사용한 문서와 직물 기계 도구

유구의 직물 공장에서 사용한 문서와 직물 기계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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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직물의 사업자등록증과 취업규칙서

황금직물의 사업자등록증과 취업규칙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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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물 기계에 사용한 소도구

직물 기계에 사용한 소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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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 섬유 역사를 훑어보고, 이번엔 반대쪽 벽면으로 향했다. 먼저 만나게 된 것은 유구에 터를 잡은 직물 공장인 ‘황금직물’에서 사용한 사업자등록증과 취업규칙서이다. 왼쪽은 ‘황금직물’의 제2공장인 ‘금화직물’의 사업자등록증이고, 오른쪽은 1970년대 당시 ‘황금직물’의 직원들이 지켜야 할 근무 규칙이 적힌 문서이다. 그뿐만 아니라 베틀로 베를 짤 대 가운데 홈에 실 꾸러미를 넣고 직물을 짜는데 사용했던 나무통인 베틀 북, 기계화된 직조기에 들어가는 북인 직기 북, 북에 들어가는 실뭉치를 감아놓는 도구인 꾸리 깍지가 전시되어있다.

전통적인 옷감 생산 방법을 설명한 디오라마

전통적인 옷감 생산 방법을 설명한 디오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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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화 재배

목화 재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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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 기르기

누에 기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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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 찌기

삼 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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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 매기

베 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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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 짜기

베 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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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거래

시장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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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감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전통적인 방법과 현대적인 방법 모두 디오라마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전통적으로 목화, 누에, 삼을 이용한 옷감 생산 방법을 살펴본다.

무명을 짜기 위해 목화를 재배하고, 재배한 목화를 널어 말리고, 솜에서 씨를 빼낸다. 남은 솜을 둥글게 고치처럼 말아 실을 뽑아내 길이와 수를 맞춰 가지런히 골라 모은다.

누에는 명주를 짜는 재료로 사용된다. 키운 누에고치를 끓는 물에 삶아 겉을 감싼 실을 풀어낸다. 가는 실을 풀고 이를 모아 꼬면 명주실이 된다.

삼은 삼베의 재료가 되는데, 수확해 손질한 삼을 솥에 쪄낸다. 삶아서 가닥을 나누고, 말리고, 다시 삶기를 반복하면 가느다란 삼 가닥을 얻어낼 수 있는데, 이를 한 가닥으로 이어 물레에 걸어 실을 짜낸다.

각 재료에서 뽑아낸 실의 강도를 높이고 엉킴을 방지하기 위해 ‘베 매기’ 작업을 거친다. 이는 실에 풀을 먹이고, 아래 불을 지펴 말려 감는 과정이다. 그리고 베틀로 날실(길이)과 씨실(폭)을 사용해 ‘베 짜기’ 작업이 이어진다. 이렇게 열심히 재료를 손질하고 몇 번의 손길을 거쳐 탄생한 옷감이 비로소 시장에서 거래되는 것. 이 모든 과정을 디오라마를 통해 볼 수 있다.

직물 공장의 제조 과정을 설명한 디오라마

직물 공장의 제조 과정을 설명한 디오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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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

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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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사

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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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경

통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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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기

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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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단

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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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첩

절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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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방식의 옷감 짜기 옆으로 이어지는 직물 공장 디오라마. 일정한 길이의 날실을 필요한 만큼 도투마리에 감는 ‘정경’ 과정 후 직물 설계에 맞게 실을 푸는 ‘해사’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정돈된 실을 순서대로 꿰어주는 ‘통경’ 과정을 거쳐, 천을 짜는 기계인 ‘직기’를 통해 규정된 밀도와 폭에 맞춰 직물을 제조한다. 생산된 직물은 ‘검단’ 과정을 거쳐 꼼꼼히 검사 작업을 마치고, ‘절첩’ 과정에서 필요한 만큼 잘라 포장하면 직물 공장의 공정이 끝이 난다.

전통적인 직물 방식과 달리 기계화된 공정이 많아 사람의 손은 훨씬 덜 가게 되었고, 더욱 다양한 무늬와 종류의 직물이 생산될 수 있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옷감을 짜는 전통베틀

전통적인 방식으로 옷감을 짜는 전통베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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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을 만드는 도구인 물레

실을 만드는 도구인 물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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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물을 짜는 기구인 수직기

직물을 짜는 기구인 수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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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전시장 가운데 놓인 직물 도구들을 실제로 구경해보자. 전시된 직물 기구들은 실제로 사용했던 것들을 기증받아 세월의 흔적까지 함께 느껴진다.

먼저 전통베틀. 전통적인 방식으로 옷감을 짜는 도구이며, 나무로 만들어졌다. 텔레비전 속 시대극이나 박물관에서 아낙네들이 베틀로 베 짜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주로 가정에서 삼, 누에, 모시, 목화 등을 이용해 베, 명주, 모시, 무명 등의 옷감을 짜내던 도구이다. 베틀 옆으로 보이는 둥근 바퀴 모양의 도구는 실을 만드는데 사용했던 물레이다. 솜이나 털 등에서 실을 만들어낸다. 이번에는 직물을 짜는데 이용했던 ‘수직기’. 수직기는 경사와 위사의 2 계열 실을 사용해 개구, 위입, 바디질 등의 동작을 반복해 천을 짜던 기구이다.

다양한 무늬의 직물을 짜내는 자카드직기

다양한 무늬의 직물을 짜내는 자카드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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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색의 실이 통과하고 있다.

일곱 색의 실이 통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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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동옷감을 만드는 자카드직기

색동옷감을 만드는 자카드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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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 없이 한 가지 색의 천만 생산해내던 베틀과 수직기의 시대가 가고, 이제 다양한 무늬의 천이 생산되기 시작한다. 바로 ‘자카드직기’ 덕분이다. 자카드직기를 이용해 옛날 유구 지역에서 색동천이 가장 많이 생산되었다. 이 색동천은 많은 아이의 색동저고리가 되었다. 알록달록한 색의 실이 통과해 색동천으로 만들어지는 모습은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색동옷감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새삼 추억 속 나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실을 풀어주는 기계인 해사기

실을 풀어주는 기계인 해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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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겨 있는 실을 얼레에 옮겨 감는 기계인 작태기

감겨 있는 실을 얼레에 옮겨 감는 기계인 작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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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을 감는 도구인 꾸리감기

실을 감는 도구인 꾸리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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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전시실 가운데에도 실제 직물 기기가 전시되어있다. 먼저 노란색 실이 감겨있는 것들은 ‘해사기’. 1980년대 사용되었던 것으로 감겨 있거나 매여 있거나 엉켜있는 실을 풀어주는 기계이다. 현재에도 유구 직물공장에서 사용 중이다. 옆에 네 가지 실을 감은 채 놓여있는 것은 ‘작태기’이다. 감겨 있는 실을 얼레에 옮겨 감는 기계로 1960년대 직물공장에서는 작태기에 모터를 달아 사용하기도 했다. 커다란 바퀴가 달린 세 번째 기구는 ‘꾸리감기’인데, 실을 감기 위해 사용되는 도구이다. 꾸리감기는 공장이 아닌 가정집에서 주로 사용했던 것으로 대개 고장 난 자전거 바퀴를 활용해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자세히 보면 자전거의 페달이 손잡이로 활용되고 있는데, 이들의 아이디어와 위트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유구 직물공장의 시대별 역사

유구 직물공장의 시대별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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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는 것은 유구 직물공장의 역사. 195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유구 섬유산업을 이끌어간 직물공장들이 나열되어있다. 유구 직물업체 중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곳부터 유구에서 처음으로 시작해 수출의 길을 연 곳, 전국에서 유일하게 전통방식 그대로 색동을 짜고 있는 곳 등 유구의 역사와 함께한 장인들이 기록되어있다.

천장에 전시된 직물이 전시장 분위기를 더해준다.

천장에 전시된 직물이 전시장 분위기를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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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원단

인테리어 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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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원단

산업용 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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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원단

패션 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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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쪽 벽면에는 어떤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까. 하늘거리는 천이 인테리어 효과를 톡톡히 하는 천장 아래 원단 종류별로 설명과 실제 원단을 전시 중이다. 크게 인테리어 원단, 산업용 원단, 패션 원단으로 나뉘어져 있다.

인테리어 원단에는 암막커튼, 캐노피 등에 사용되는 커튼용 원단, 벽을 보호하고 장식하는 벽지에 사용되는 장식용 원단, 의자나 소파 등 인테리어 소품의 커버로 사용되는 가구용 원단이 있다.

산업용 원단은 온열매트의 내부에 사용되는 탄소 섬유와 같은 온열매트용 원단, 수건이나 여름 이불로 사용되는 수건용 원단, 해충을 막아주는 장막으로 사용되는 폴리망(모기장)으로 나뉜다.

패션 원단으로는 우리나라 고유의 의복인 한복에 쓰이는 한복용 원단, 현대식 의류에 사용되는 양장용 원단, 액세서리 제작에 사용되는 다양한 재질과 문양을 띈 액세서리용 원단이 있다.

이 모든 원단에는 돋보기가 설치되어있어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일상적으로 사용하던 물건에 사용된 섬유를 찬찬히 관찰하며 그 차이점을 생각해볼 좋은 기회가 된다.

다양한 무늬의 직물을 생산하는 자카드직기와 펀치카드

다양한 무늬의 직물을 생산하는 자카드직기와 펀치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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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물 모양에 따라 다른 펀치카드

직물 모양에 따라 다른 펀치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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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물 모양에 따라 다른 펀치카드

직물 모양에 따라 다른 펀치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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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와 우리나라 모두의 섬유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온 ‘자카드직기’. 여기서 ‘자카드’란 무엇일까. ‘자카드’란 여러 색의 실을 사용해 무늬를 짜낸 원단을 말하며, 두툼한 두께를 가지고 있다. 원단 직조 당시 무늬를 넣기 때문에 세탁 후에도 무늬 손상이 없으며, 원단이 두툼해 무게감이 있고 늘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소파 매트, 침구, 커튼 등 홈패션에 주로 사용된다. 단, 다른 것에 비해 가격이 비싼 편이며, 재질과 문양에 따라 가격이 차이 난다.

자카드직기에는 펀치카드가 들어가는데, 다양한 문양의 직물은 이 펀치카드에 의해 달라진다. 그래서 위 사진과 같이 직물의 무늬에 따라 다른 형태의 펀치카드를 사용한다.

색동의 펀치카드

색동의 펀치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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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동 (한복지, 전통공예품)

색동 (한복지, 전통공예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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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고사와 자카드 이중직의 펀치카드

숙고사와 자카드 이중직의 펀치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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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고사 (한복지)

숙고사 (한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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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드 이중직 (한복지)

자카드 이중직 (한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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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월과 헤드타이의 펀치카드

아트월과 헤드타이의 펀치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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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월 (벽지)

아트월 (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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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타이 (헤드타이)

헤드타이 (헤드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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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드직기로 만든 직물은 원사의 종류, 무늬의 배치, 바탕조직의 종류, 무늬용 씨실의 사용방식 등에 따라 종류가 다양해진다. 전시장에도 펀치카드와 이에 따라 생산된 직물들이 전시되어있어 각각의 차이를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다.

유구는 해방 후 1950년부터 피난민들의 가내수공업을 시작으로 초창기에는 주로 한복 직물을 만들었고, 이후 인테리어 직물 등 산업용 소재 및 첨단 기능성 자카드 직물까지 한 단계씩 발전해왔다. 자카드직기의 도입과 함께 제조 섬유의 종류가 다양해졌고, 이에 따라 현재는 50% 이상을 수출하고 있으며, 유구는 ‘자카드 직물 집적지역’이라 부름에 부족함이 없다.

회의실 겸 체험 진행 공간

회의실 겸 체험 진행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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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섬유 체험이 준비되어있다.

다양한 섬유 체험이 준비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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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히 전시를 둘러보았으니, 이제 직접 섬유를 온몸으로 체험해볼 시간이다. 가장 안쪽에 마련된 회의실 겸 체험장에서는 섬유 염색뿐만 아니라, 크로스백, 브로치, 벽장식, 팔찌, 동전지갑 등을 만들어볼 수 있다.

유구섬유역사전시관에서 만난 귀여운 동전지갑

유구섬유역사전시관에서 만난 귀여운 동전지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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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어디에나 사용되는 알록달록한 섬유들이 어디에서 왔을까, 하는 궁금증을 단박에 해결해주는 곳, 유구섬유역사전시관. 한 땀 한 땀 만들어지는 전통적인 방식뿐만 아니라, 오색빛깔의 실이 금세 다양한 문양의 천이 되는 현대의 자카드직기까지 섬유의 역사가 한자리에 모였다. 게다가 섬유산업의 역사와 함께 한 유구 지역민들의 이야기도 동시에 만나볼 수 있다. 앙증맞은 동전지갑이 탄생하기까지, 그 모든 역사가 동전지갑 뒤로 보이는 역사전시관에서 살아 숨 쉬며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잊지 않고 보존하기 위해 만든 공간, 유구섬유역사전시관을 중심으로 유구 섬유산업의 무지갯빛 미래는 언제나 맑음이다.

 
유구섬유역사전시관 이용 안내
  • 주소 : 충청남도 공주시 유구읍 석남리 252-37
  • 입장료 : 무료
  • 주차료 : 무료 (전시관 앞 주차 가능)

시장가는 길에 추억을 만났다, 유구 벽화 거리

유구섬유역사전시관과 유구전통시장 사이 골목마다 곳곳에 벽화들이 숨어있다. 유구섬유역사전시관을 빠져나와 주택들이 늘어선 길. ‘금수만당로’라 이름 붙은 이곳에는 갓 자카드직기에서 나온 천같이 알록달록한 타일식 벽화가 눈길을 끈다. 또한, 차가 다니는 큰 도로변에는 유구의 섬유산업과 지역 사람들의 모습이 직물공장 벽 가득 그림으로 이어진다.

아름다운 색감으로 인해 화려하면서도, 한편으론 아련한 벽화들이 빼곡한 길. 유구전통시장으로 향하는 길에서 유구 사람들의 추억을 만났다.

알록달록한 타일 벽화가 있는 ‘금수만당로’

알록달록한 타일 벽화가 있는 ‘금수만당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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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산세의 모습과 유구의 상징인 비둘기의 합작

지역 산세의 모습과 유구의 상징인 비둘기의 합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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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섬유역사전시관과 유구전통시장 사이의 주택 골목길은 ‘금수만당로’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비단에 수를 놓아 모든 것이 꽉 차고 만족스럽다.”란 뜻으로 2014년 <유구 문화예술 마을 만들기>의 주제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대표 작품들로 가득하다. 금수만당로의 벽을 메우고 있는 벽화들은 유구 섬유제품의 우수성과 아름다운 장식을 모티브로 비단에 수를 놓은 듯 표현했다.

유구의 벽화 거리를 걷다보면 곳곳에 독특한 모양의 의자들을 볼 수 있다. 이 유구 비둘기 벤치들은 벽화와 마찬가지로 알록달록한 색깔과 타일식 표현법이 독특한데, 등받이의 부드러운 곡선은 지역 산세의 모양을 본뜬 것이다. 그리고 벤치에 앉은 새는 유구에 전해지는 전설 속 황금비둘기를 차용한 것으로, 임진왜란 당시 나라가 어려울 때 황금비둘기 세 마리가 나타나면서 마을이 안정을 되찾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독특하고 예쁜 유구 비둘기 벤치들은 지역 주민들에게 잠시 쉬어갈 휴식처가 되어주고, 관광객들에게는 재미있는 포토존이 되어주고 있다.

직물공장 벽을 도화지 삼은 벽화

직물공장 벽을 도화지 삼은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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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금수만당로 옆길인 차도로 나가볼까. 이곳에는 현재 영업 중인 직물공장 두 곳의 벽 가득 벽화가 그려져 있다. 금수만당로의 벽화는 알록달록한 색감과 회화적 특징을 갖는 반면, 직물공장 벽화는 마치 사진을 옮겨놓은 듯 사실적이고 섬세한 느낌이다. 벽화 주제 또한 직물 과정에 사용된 기구나 직물 작업 중인 아낙네들의 모습 등 유구 지역의 특성을 살려 더 특별하다. 섬세하게 그려낸 사실적인 그림체와 이에 담긴 유구의 옛 모습 덕분에 추억에 대한 아련함이 느껴진다.

직물공장 한 면을 가득 채운 할머니의 모습

직물공장 한 면을 가득 채운 할머니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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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 마을의 모습을 담은 벽화

유구 마을의 모습을 담은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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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레를 돌리는 여인의 모습

물레를 돌리는 여인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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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베를 짜는 아낙

열심히 베를 짜는 아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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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사진을 옮겨놓은 듯하다.

마치 사진을 옮겨놓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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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물 기구도 세세히 그려두었다.

직물 기구도 세세히 그려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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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문양의 천을 뽑아내는 자카드직기

예쁜 문양의 천을 뽑아내는 자카드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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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히 유구 벽화거리의 핫 포인트라 할 수 있는 할머니 벽화. 벽화 거리를 다녀간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사진으로 남겨두고 간다는 벽화로 직물공장 한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하얗게 새어버린 머리카락과 얼굴 가득 자리 잡은 주름이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느끼게 한다. 손끝에 집중해 직물 작업에 몰두하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유구의 섬유 역사와 추억을 단번에 느끼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옛 유구 마을의 모습, 물레와 베틀로 작업 중인 여인의 모습, 직물 작업에 사용된 기구, 그리고 현대 직물 산업의 핵심이 되는 자카드직기까지. 직물공장 벽을 따라 그림들을 감상하며 걷다보면 유구와 섬유산업 역사의 길 역시 함께 걸을 수 있다. 마치 사진을 옮겨놓은 듯 세세한 그림에 혹여 사진은 아닐까 가까이 다가가 관찰해보기도 한다.

공장 벽면에 그려둔 직물 벽화라 더 기억에 남는다.

공장 벽면에 그려둔 직물 벽화라 더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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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물공장 벽면에 그린 유구와 섬유산업을 담은 그림이라. 장소와 주제의 조화가 돋보이는 곳이다. 벽화 속 실뭉치처럼 유구의 삶과 역사 역시 이곳에 차곡차곡 쌓여있다. 붉은빛을 띤 열정적인 호황의 시간도 돌돌 말려있고, 검은빛을 띤 고생의 시간도 돌돌 말려있다. 상자에 싸여 창고 구석에서 영영 잊혀갈 수도 있었다. 그러나 유구의 사람들은 모두와 함께 이 자랑스럽고 치열했던 시간을 나누고 싶다. 케케묵은 먼지를 털어내고 다시금 밝은 빛이 드는 곳에 시간의 실뭉치를 쌓아 올린다. 호황기의 황금빛 시간과 고생했던 어두운 시간이 자카드직기를 통과하고, 다양한 색깔의 실이 어우러져 무지갯빛 천으로 탈바꿈한다. 이처럼 유구는 지금, 가득히 쌓였던 희로애락이 모여 아름다운 문양을 품고 새로운 내일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따뜻한 인심과 문화예술이 공존하는, 유구전통시장

이미 유구 벽화마을로 유명한 유구전통시장 주변. 시장이 갖는 따스한 인심은 그대로 갖고, 문화·예술적 아름다움을 뿜어대는 벽화 덕분에 젊은이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고, 시장에는 현대식 편의시설이 보충되었다. 섬유산업의 드높았던 해가 기울고 한산해졌던 마을이 조금씩 사람들로 북적이기 시작한다. 유구섬유역사전시관과 벽화 거리를 지나, 옛것과 새로운 것, 시장과 문화예술이 공존하는 유구전통시장에 닿았다.

현대 시설로 단장한 유구전통시장

현대 시설로 단장한 유구전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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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의 상징, 비둘기가 함께한다.

유구의 상징, 비둘기가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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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시장 앞으로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있다.

유구시장 앞으로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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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전통시장은 1928년 개설되어 직조산업의 번성과 함께 큰 장을 형성하였다. 아산, 예산, 청양 등을 아우르며 유구 섬유산업의 부흥과 함께 유구전통시장 역시 번성기를 누렸다. 후에 직조산업의 쇠퇴가 지역 인구의 감소로 이어졌다. 1997년, 유구전통시장이 새 단장을 시작했다. 비가림 등 시장 시설을 현대화했고, 곳곳에 아름다운 조형물을 두고, 넓은 주차장 시설도 갖추었다. 현재 시장에는 54개의 상설 점포가 운영 중이고, 5일장이 열리는 3일과 8일에는 유구공용버스터미널에서 시장까지 약 100여 개의 노점상이 운영된다.

유구시장의 내부 모습

유구시장의 내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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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식 비가림 시설 아래 저 멀리 새가 날고 있다.

현대식 비가림 시설 아래 저 멀리 새가 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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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시장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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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시장의 모습

유구시장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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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시장의 모습

유구시장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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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흐름에 맞춰 현대적인 비가림 시설도 갖추고, 그 아래로 점포 시설 정비도 마쳤다. 깔끔한 모습으로 탈바꿈한 유구전통시장에서 착한 가격으로 물건을 살 수 있게 되었다. 싱싱한 과일과 채소, 포근한 침구, 편안한 신발 등등. 다양한 물건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편의를 위해 겉모습은 바뀌었지만, 그 속에 따뜻한 인심과 오가는 정은 결코 변함이 없다.

옛 모습 역시 간직하고 있는 유구시장 골목길

옛 모습 역시 간직하고 있는 유구시장 골목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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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한 기름 냄새를 풍기는 바삭한 통닭

고소한 기름 냄새를 풍기는 바삭한 통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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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전통시장에 가면 꼭 들러야 할 곳, 한우골목이다. 시간이 흘러 가게들이 많이 흩어졌지만, 몇몇은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며 여전히 손님들에게 맛있는 한우를 착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그리고 시장을 탐방하다보면 어디선가 고소한 기름 냄새에 이끌리는데, 바로 기름에 바삭하게 튀긴 통닭이다. 큼지막한 솥에 깨끗한 기름을 가득 넣고 튀긴 통닭은 이미 SNS에서도 유명할 만큼 입소문이 자자하다.

깔끔한 현대식 시설과 옛 시장의 포근함이 공존하는 유구전통시장. 아름다운 벽화들로 둘러싸여 그 독특함을 더해주는 곳. 유구와 섬유산업의 시간을 함께하고, 벽화 옆을 거닐며 예술 감성을 충전하고, 따스한 인심으로 가득한 시장 속에서 입맛까지 즐겁게 하는, 여러모로 ‘충만’한 유구이다.

 
유구전통시장 이용 안내
  • 주소 : 충청남도 공주시 유구읍 시장길 29-4
  • 전화 : 041-841-2680
  • 주차료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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