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밥을 아시나요

작성자 | 서윤미 (금학동 시민기자)
작성일 | 2015-05-26 01:39:26
조회수 | 3056 [kakaostory2]

봄바람이 분지도 한참 되었다. 이른 봄부터 시작된 나물의 향연이다. 쑥은 뜯고, 도라지는 캐고, 뽕잎은 따고, 다래순은 훑고, 고사리는 꺾는다. 우리 민족이 예부터 즐겨먹는 나물 종류가 많다더니 나물을 채취하는 표현도 그 나물만큼이나 맛깔지고 풍성하다.

지금은 봄도 막바지에 이르러 고사리가 산에 한창이다. 고사리 하면 생각나는 재미있는 경험이 있다. 내가 갓 시집을 왔을 때다. 이맘 때 쯤이라 고사리가 돋을 때였다 산에 다녀오신 아버님이 고사리를 한 웅큼 꺾어 오셨다. 잠시 후 일 있으신 시부모님께서 나가시며 집에 남아있는 나를 보고 말씀하셨다. ", 한 식경 이따 옥상에 고사리밥 좀 비벼 놔라."

어머님이 고사리로 밥을 지어 놓으셨나? 그런데 왜 비벼 놓으시라는 거지? 잠시 후 올라가본 옥상에는 밥은 찾을 수 없었다. 삶아 널어놓은 고사리뿐이었다. 한참을 찾다, 나라도 고사리로 밥을 해 놔야 할 것 같아 모르면 항상 찾아보던 인터넷에서 "고사리 밥"을 검색해 보았다. 그리고 그 고사리밥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고사리밥이란 "새로 돋은 고사리에서 주먹 모양으로 돌돌 말려 뭉쳐져 있는 잎"이란다. 고사리를 말릴 때는 딱딱해지지 않도록 손으로 비벼 줘야 한단다. 비빔밥 속에 든 고사리만 먹어봤지 고사리가 말려져 사리지어 나올 때까지 아무것도 모르는 나였다. 지금은 시골에 살면서 원추리나물로 된장국도 끓일 줄 알고 개두릅순으로 장아찌도 담글 줄 안다. 많이 발전한 셈이다.

요즘 시골에는 외국에서 온 며느리들이 많다. 나처럼 20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살던 사람도 모르는 것 투성이었는데 그들이야 어련하랴? 땅 설고 물 설은 타지에서 모르는게 당연하다. 잘 모르는 그들을 "그것도 모르냐" 타박하기 전에 하나하나 가르쳐 주는 아량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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