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여름밤, 꿀맛 같은 산책 2018 공주 문화재 야행(夜行)

작성자 | 전체관리자
작성일 | 2018-08-07 10:30:47
조회수 | 3537 [kakaostory2]

시원한 여름밤, 꿀맛 같은 산책2018 공주 문화재 야행(夜行)

 밤이 깊을수록, 빛은 밝아지리2018 공주 문화재 야행(夜行)

8월에는 신나고 즐거운 축제가 기다리는 공주로 떠나보자.


시원한 바람 솔솔 부는 여름밤을 달래줄
즐겁고 이색적인 축제가 제민천에서 펼쳐진다.
제민천 일원에서 8월 24일(금), 8월 25일(토) 양일간
“백제를 구한 하천에서 공주를 찾다”라는 주제로 진행될
이번 축제의 제목은 “흥미진진 공주 문화재 <야행>(이하 ‘야행’)”이다.
이번 축제는 야경(夜景), 야로(夜路), 야화(夜畵), 야사(夜史),
야설(夜說), 야식(夜食), 야시(夜市), 야숙(夜宿) 등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 가득한 총 8가지 콘셉트로 진행된다.


앞서 6월 이틀간 열린 야행의 풍경을 감상하며
8월에 다시 열릴 화려한 공주의 축제를 미리 느껴보시라.
화려한 축제의 현장을 생생하게, 미리 알고 가면 좋은 꿀팁을 알차게 담아보았다.
흥미진진 공주 문화재 야행 Preview! 지금 시작한다.

‘ 흥미진진 공주 문화재 야행’의 공식 포스터

‘ 흥미진진 공주 문화재 야행’의 공식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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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천 밤거리를 화려하게 수놓을 야행의 등불이 밝혀졌다.

제민천 밤거리를 화려하게 수놓을 야행의 등불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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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의 축제 야행이 첫 걸음을 뗀 것은 작년, 올해는 두 번째로 펼쳐지는 셈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 야행에 다녀온 필자는 작년보다 올해 더욱 알차고 발전적으로 행사를 준비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특히 방문객들로 하여금 문화재의 가치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관련된 행사를 많이 마련한 것이 크게 눈에 띄는 모습이었다. 그중에서도 전통·역사적 관점으로 콘셉트를 맞추어 문화재 중심 콘텐츠와 프로그램이 많아진 것이 작년과 비교되는 큰 특징으로 보였다.

작년에 이어 올 6월에도 수많은 인파가 모여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8월 행사까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미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뒀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8월까지 흥행이 이어진다면 야행이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 잡는 것은 시간문제에 불과할 것이다.

 

<야행>이 진행되는 시간은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이다. 축제에서 진행되는 각각의 프로그램은 운영시간이 제각기 다르니 미리 참고하자. 상시 운영되는 것은 “골목길 초롱불 밝히기‘, ’다리 위 빛의 향연‘, ’청사초롱 로드‘, ’아름다운 문장다리‘ 등 전시 프로그램만 해당된다.

초저녁부터 환하게 켜진 제민천의 등불

초저녁부터 환하게 켜진 제민천의 등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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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를 총괄하는 종합안내소

축제를 총괄하는 종합안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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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를 알리는 <야행> 광고판

축제를 알리는 <야행> 광고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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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구석기 찾기’와 ‘구석기 팝업북 만들기’

‘숨은 구석기 찾기’와 ‘구석기 팝업북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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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계획하는 ‘구석기인의 하루 일과’

내가 계획하는 ‘구석기인의 하루 일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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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가 시작하던 그날, 석양이 깔리고 채 어둑해지기도 전에 원도심을 밝히는 등불이 곳곳에서 켜졌다. 제민천을 수놓은 색색의 연등불빛은 야행 길을 초행하는 이들의 안내자가 되었고, 제막을 앞둔 축제의 설렘을 더욱 부풀게 했다. 축제를 준비하는 이들은 더없이 분주해졌고, 제민천을 걷는 방문객들의 손에는 하나둘씩 안내책자와 연등이 쥐어졌다. 야행을 미리 알고 찾은 방문객들은 축제의 시작을 기다리며 두근거리는 가슴을 달래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미처 알지 못한 채 야행 길에 휩쓸린 방문객들은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반기며 등불처럼 환한 미소를 입가에 지어보였다.

반죽동, 중동, 산성동, 중학동 곳곳에서 저마다 준비한 부스가 깔리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2018 흥미진진 공주문화재 야행”의 화려한 막이 올랐다.

공주산성시장 문화공원에서 진행된 ‘공주 밤마실 야시장’

공주산성시장 문화공원에서 진행된 ‘공주 밤마실 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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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한 맛에 깻잎 향이 그윽한 곱창볶음

매콤한 맛에 깻잎 향이 그윽한 곱창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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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한 번 먹어보았습니다.

저도 한 번 먹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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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릭 생각나는 파전

막걸릭 생각나는 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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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가 가득한 김치전

치즈가 가득한 김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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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하도록 차가운 음료도 가득히!

짜릿하도록 차가운 음료도 가득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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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던가. 고마나루 공주에서도 먹을 것을 빼놓을 수 없다. 출출했던 필자가 가장 먼저 찾은 곳은 공주산성시장 문화공원. 이곳에서는 야행의 8가지 콘셉트 중 야식(夜食)의 행사 일환으로 ‘공주 밤마실 야시장’이 펼쳐지고 있었다. 빈대떡, 튀김, 순대, 떡볶이, 곱창볶음 등 먹음직스러운 음식들이 풍기는 빛과 향은 거부할 수 없는 유혹 자체였다. 문화시장 방문객들과 상인들은 찌는 듯한 폭염도 잊은 채 먹거리가 가득 준비된 산성시장에 모여 왁자지껄 희희낙락 즐거운 여름밤을 보내고 있었다. 초여름 오후 7시가 넘은 시각, 태양은 고개 숙일 기미조차 보이지 않을 만큼 밝았지만 문화공원에 모인 사람들은 전혀 개의치 않은 모양이었다.

철판요리의 정점은 화려한 불쇼

철판요리의 정점은 화려한 불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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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히 마련된 식사 공간

넉넉히 마련된 식사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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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에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맥주

축제에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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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한 맛이 일인 철판충화잡채

매콤한 맛이 일인 철판충화잡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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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는 역시 축제. 먹거리를 파는 부스에서도 즉석으로 화려한 쇼가 펼쳐졌다. 철판요리집 사장님이 문화공원 모든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 화려한 불쇼를 선보인 것이다. 커다랗고 거칠게 타오르는 불꽃은 방문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이내 불맛 한 번 맛보려는 사람들의 줄로 이어졌다. 여느 화려한 공연을 방불케 하는 멋쟁이 사장님의 화려한 쇼맨십덕분이었다. 맛과 분위기가 무르익고, 밤이 깊어진 문화공원의 무대에서는 춤·노래 등 신명나고 화려한 음악공연도 펼쳐졌다.

반죽동 일원에서 진행된 플리마켓

반죽동 일원에서 진행된 플리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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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7080 의상체험을 진행하는 공주하숙마을

추억의 7080 의상체험을 진행하는 공주하숙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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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되고 있는 아기자기한 도자기들

판매되고 있는 아기자기한 도자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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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될 줄 모르는 활력이 샘솟는 ‘시간이 정지된 음악공원’

정지될 줄 모르는 활력이 샘솟는 ‘시간이 정지된 음악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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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갈 즈음 제민천 일대로 돌아왔다. 많은 행사가 시작되며 방문객들이 더욱 많아졌고, 골목마다 인산인해를 이루며 활기를 띠고 있었다. 상인과 축제를 준비하고 참여한 이들의 흥이 오른 목소리는 점점 높아졌고, 먹음직스러운 음식 냄새도 솔솔 풍겨 사람들의 침샘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어둑어둑해질 틈도 없이 곳곳에서 화려한 불빛이 반짝였고, 골목마다 흥을 돋우는 음악이 흘러나왔다. 야행, 본격적으로 밤마실을 시작할 시간이었다.

플리마켓을 신기하게 둘러보는 어린이

플리마켓을 신기하게 둘러보는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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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도 모양도 다양한 수공예품

종류도 모양도 다양한 수공예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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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한 화분들

아기자기한 화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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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 초콜릿, 쿠키

수제 초콜릿, 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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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야행의 활기를 북돋고 있었던 곳은 공주역사영상관과 공주하숙마을에 인근에 위치한 도로변이었다. 그곳에는 끝을 모르고 펼쳐진 플리마켓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플리마켓 부스들은 공주와 주변 도심에서 모인 이들이 중심으로 하여 준비한 이벤트였다. 진열된 조명, 비누, 교복, 도자기, 향초, 초콜릿 등 다양한 추억 속 오브제나 생활소품들은 지나가는 이들의 발길을 잡아당기기에 충분해보였다. 어머님은 예쁘게 구워진 도자기를 보고 살지 말지를 고민하고, 아버님은 유년시절 향수가 어린 옛 교복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한 어린 아이는 신기하게 반짝이는 조명을 가리키며 사달라고 떼를 쓰기도 했다. 평소였으면 조용하게 밤이 깊어졌을 반죽동 골목에 모처럼 따뜻한 활기가 맴돌았다.

반죽동 골목에서 펼쳐진 플리마켓

반죽동 골목에서 펼쳐진 플리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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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마켓 한 가운데에서 펼쳐진 노래공연

플리마켓 한 가운데에서 펼쳐진 노래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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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정지된 음악공원에서 펼쳐진 플리마켓

시간이 정지된 음악공원에서 펼쳐진 플리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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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마켓을 운영하던 이들은 공주, 대전, 논산, 부여부터 멀게는 서울까지 전국 곳곳에서 찾아온 사람들로 다양했다. 지역민으로서 도심의 활성화와 야행 축제의 성공을 돕기 위해 참여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고향에서 열리는 축제에 자신도 함께 동참하고자 멀리서 찾은 사람도 있었다. 그들은 납땜으로 만든 목공예품, 유명 캐릭터 모양의 상품, 고급 원료로 만든 수제초콜릿, 친환경 재료를 이용하여 만든 갖가지 음식 등 사소해 보이지만 일반적으로 구매하기 어렵고 개성 넘치는 상품들을 들고 나왔다. 이런 유니크한 아이템들을 저렴하고 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은 플리마켓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함 중 하나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밀의 줄기로 공예품을 만드는 장인

밀의 줄기로 공예품을 만드는 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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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 공예품 만들기 시범

밀 공예품 만들기 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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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기 체험도 구매도 가능했던 밀 공예품

만들기 체험도 구매도 가능했던 밀 공예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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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어 야행 길을 걷던 중 독특한 공예품을 만드는 한 장인을 발견했다. 재빠르고 예사롭지 않은 손놀림이 필자의 발걸음을 멈추게 만들었다. 지푸라기 같은 것을 요리조리 엮으며 뭔가를 만드는 것이 재미삼아 가볍게 즐기는 취미의 하나처럼 보였다. 신기한 마음에 “쓱쓱 굉장히 쉽게 하시네요?”하고 가볍게 문자, “이게 내 밥벌이에요.”라며 묵직한 답변으로 돌아온다. 생각지도 못한 답변에 혼자 머쓱해졌다. 머쓱함을 달래주시려는 듯 “이런 것 본 적 있냐며, 이건 지푸라기가 아니라 밀.”이라며, 만드는 과정을 하나하나 설명해주신다. 이 요상한 물건의 정체는 둥지처럼 만들어 작은 전구를 넣어 조명으로 사용하는 일종의 장식품이었다. 장인은 내 손을 끌어당겨 직접 한 번 만들어보라고 제안하셨다. 따라해 보지만 영 보기보다 쉽지가 않다. 장인의 내공이 보통이 아님을 새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플리마켓을 둘러보는 방문객

플리마켓을 둘러보는 방문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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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한 캐릭터 상품에 관심을 보이는 아이들

아기자기한 캐릭터 상품에 관심을 보이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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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깊어질수록 활기를 더한 야행 플리마켓

밤이 깊어질수록 활기를 더한 야행 플리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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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캐릭터 상품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캐릭터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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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지어 진열된 플리마켓 상품들

줄지어 진열된 플리마켓 상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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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이 진행되는 내내 플리마켓은 언제나 열려있다. 특정 프로그램, 공연·행사들은 때맞춰 찾아봐야 하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플리마켓은 그렇지 않다. 항상 그 자리에 서서 방문객들을 환영하고 있다. 플리마켓의 불빛은 밤이 더욱 깊을수록 꺼질 기색 없이 화려하게 반짝일 뿐이다.

방생 체험에 참여한 귀여운 어린이

방생 체험에 참여한 귀여운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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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생에 앞서 설렌 미소를 지어보인다.

방생에 앞서 설렌 미소를 지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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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살아, 물고기야!

잘 살아, 물고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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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생에 활용된 물고기, 1급수에만 서식하는 흰줄납줄개

방생에 활용된 물고기, 1급수에만 서식하는 흰줄납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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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천 유역에서도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방생 체험이었다. 큰 수조에 1급수에 서식하는 어종들을 모아다가 방문객들에게 체험을 권장하고 있었다. 불교에서는 살생을 금하는 것을 소극적인 선행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방생은 적극적인 선행으로 일컬어진다. 방생체험은 방문객들에게 적극적인 선행을 권장하며 복을 얻어가라는 깊은 뜻은 가진 체험이라고 할 수 있겠다. 체험비용은 한 마리당 5천원이었다. 수익금은 1급수어종을 보호하는 단체로 간다고 하니, 선행을 하며 복을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리 비싼 금액은 아니라고 느껴졌다.

때마침 방생에 참여하고 싶어 엄마의 손을 붙잡고 찾아온 한 어린이를 만날 수 있었다. 어린이는 수조 속 물고기를 신기한 듯 쳐다보더니, 놓아주고 싶은 물고기를 스스로 골라내었다. 막상 물고기를 손에 쥔 어린이, 놓아주기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었나보다. 물가에 앉아 물고기를 한참 들여다보며 놓아줄 기색이 보이지 않자, 엄마가 옆에서 재촉해준다. 그제야 아이는 물고기를 놓아주고, 엄마는 소원을 빌어보라며 아이의 두 손을 꼭 모아주었다. 아이는 언젠간 자신이 한 선생으로 복을 돌려받을 것이다. 아이는 과연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

고급스러운 느낌의 다도 체험

고급스러운 느낌의 다도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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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를 더하는 넓은 보자기, 조명 그리고 연꽃

분위기를 더하는 넓은 보자기, 조명 그리고 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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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물을 이용한 플레이팅의 멋이 느껴진다.

자연물을 이용한 플레이팅의 멋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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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술빵을 먹는 아이들

달콤한 술빵을 먹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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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냉차를 마시는 어른들

시원한 냉차를 마시는 어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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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이 넘치고 고급스러운 체험도 진행되고 있었다. 시간이 정지된 음악공원에서 펼쳐진 다도체험이 그것이다. 그곳에는 다도의 장인들이 고운 색채의 한복을 입고 있었다. 깨끗한 순면 소재의 보자기를 바닥에 펼치고 앉더니 전통적인 디자인이 가미된 주전자와 잔, 접시를 꺼내고 준비해온 찻잎을 꺼내 차를 우린다. 새하얀 술빵도 접시에 담아 댓잎을 얹으니 제법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연출된다. 화려한 그림이 연출되자 플리마켓을 구경하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든다. 아이들은 달콤한 술빵으로 허기를 달래고, 어른들은 시원한 냉차 한잔에 갈증을 달랜다.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을 전달함과 동시에 방문객들의 입맛을 행복하게 만드는 체험 중 하나였다.

자원봉사로 떡볶이를 나눔하시던 어머님들

자원봉사로 떡볶이를 나눔하시던 어머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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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깔 나는 파전도 부쳐지고 있었다.

맛깔 나는 파전도 부쳐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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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나눔: 가래떡

무료나눔: 가래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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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나눔: 파전

무료나눔: 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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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체험: 연등

무료체험: 연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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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나눔: 뻥튀기

무료나눔: 뻥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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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나눔 음식을 먹는 방문객들

무료나눔 음식을 먹는 방문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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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과 어린이 같은 방문객들에게 어쩌면 축제는 부담스러운 문화생활일지도 모른다. 무언가 하고 싶거나 먹고 싶으면 꼭 돈을 써야 하지만, 말처럼 영 쉬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행에서는 이런 걱정을 전혀 할 필요가 없다. 누구 하나 부족함 없이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축제를 빛낸 이들이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공주 지역단체나 교회에서는 부스를 마련하여 자발적으로 다양한 먹거리를 무료로 나눔하고 있었다. 떡, 파전, 떡볶이, 뻥튀기, 음료 등 그 종류도 참으로 다양했다. 무료로 제공된다고 질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 음식을 맛본 많은 방문객들은 야행의 참맛을 느끼고 너도나도 엄지를 치켜세웠다. 야행의 밤거리를 진정으로 빛낸 MVP를 꼽아야 한다면 무료 나눔에 힘쓴 이들이 아닐까. 제민천 연등처럼 아름답게 빛나던 그들.

축제의 막이 화려하게 펼쳐졌다!

축제의 막이 화려하게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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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나도 신나게 Come on, twist again

너도 나도 신나게 Come on, twist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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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y~♪ 방문객들이 제민천 일원을 가득 메웠을 때 쯤, 어디선가 신나는 음악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영화 써니 OST로 잘 알려진 BonnyM의 <Sunny>였다. 7080시대 롤러장을 휩쓴 디스코 바지와 땡땡이 원피스, 복고풍이 물씬 풍기는 옛 교복을 입은 공연단이 음악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자 제민천 일대는 환호성에 휩싸였다. 7080퍼레이드가 시작된 것이다. 이어 트위스트 음악의 교과서라 할 수 있는 Chubby Checker의 <Let’s Twist again>까지 흘러나왔다. 그러자 흥겨운 들썩거림은 공연단에서 방문객들에게 전염되어갔고, 일대에 모인 모든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신나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7080 퍼레이드에 빠져든 방문객들

7080 퍼레이드에 빠져든 방문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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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7080 퍼레이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7080 퍼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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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세대를 지난 어르신들은 익숙한 음악에 취해 추억 저편에 묻어두었던 흥겨운 스텝을 밟기 시작했다. 젊은이들과 어린이들은 화려한 공연단의 복장과 신나는 음악에 중독되어 가며 연신 박수를 치고, 후렴부를 따라 불렀다. Come on~ twist again~♪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삑삑이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삑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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삑삑이 공연

삑삑이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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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질 수 없는 기념사진도 찰칵!

빠질 수 없는 기념사진도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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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의 거리에서 만난 반가운 얼굴이 있었다. 마임의 달인, 전국적 인지도를 자랑하는 거리예술가 삑삑이 아저씨였다. 요상하고 우스꽝스러운 광재 분장으로 공연 시작 전부터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잡아끈 삑삑이 아저씨는 가벼운 마임과 저글링으로 공연을 시작했다. 요술가방을 이용해 ‘움직이지 않는 가방’ 마임으로 호응을 이끌어내고, 코믹적 요소를 가미한 삑삑이 공연을 선보이며 분위기를 절정으로 달아오르게 했다. 삑삑이 하나만으로 음악에 맞춰 코믹연기를 펼치는 삑삑이 아저씨의 공연은 신선한 웃음을 선사하는 신기 그 자체의 공연이었다.

등불이 켜진 제민천변을 따라 걷는 방문객들

등불이 켜진 제민천변을 따라 걷는 방문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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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의 옛 모습을 돌아보는 방문객들

공주의 옛 모습을 돌아보는 방문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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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내리며 선명하게 밝아지는 빛

어둠이 내리며 선명하게 밝아지는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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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문장거리, 나태주의 시 <풀꽃>

아름다운 문장거리, 나태주의 시 <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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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끈하고 신나는 공연의 열기가 달아오르곤 하면 그것을 식히기 위해 제민천변을 걷곤 했다. 밤이 더욱 깊어진 제민천에는 아름다운 풍경이 점점 짙어지고 있었다. 3km가 넘는 긴 제민천변에 설치된 등불은 끝도 모르고 하염없이 걷게 만드는 은근한 매력을 갖고 있었다. 길목에는 역사 속 공주의 모습이나 아름다운 글귀와 같은 특별한 볼거리도 설치되어 있었다. 근현대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사진전 앞에서는 당시대를 지나온 어르신들이 발길음 멈춘 채 이야기꽃을 피웠고, 예쁜 글귀 새긴 문장다리 앞에서는 감성 충만한 젊은이들이 모여 사진을 찍어대곤 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공주의 시인 나태주의 아름다운 문장은 많은 연인들의 발걸음을 잡아당긴 특별한 야행길의 포인트였다.

관람객의 여행을 안내하던 꼬마해설사

관람객의 여행을 안내하던 꼬마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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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이야기꾼이 들려주는 공주 이야기

동네 이야기꾼이 들려주는 공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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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을 가미하여 공주의 과거와 현재, 문화를 전달하는 공연도 선보였다. 풀꽃문학관, 공주역사영상관, 당간지주, 제일교회, 효심공원, 중동성당, 충남역사박물관에서 각각의 장소별 이야기를 전달하는 해설사들이 기다리고 있던 것. 이 프로그램이 더욱 특별했던 것은 미래에 공주홍보대사를 꿈꾸는 어린이들이 진행했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은 꼬마해설사가 되어 방문객들에게 공주에 얽힌 역사적 사실, 흥미로운 설화를 전달하는가 하면 의젓한 모습으로 야행의 길에 앞장서서 방문객들을 인솔하였다. 지역에 오래 몸담은 공주 사람들은 공주하숙마을에 모여 생생하고 재치 있는 입담으로 공주 역사속 이야기를 재미있게 설명해주었다.

조명 하나만 켰을 뿐인데 완성되는 멋진 무대

조명 하나만 켰을 뿐인데 완성되는 멋진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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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나는 사물놀이 공연

신명나는 사물놀이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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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픈 한국의 얼, 대금 공연

구슬픈 한국의 얼, 대금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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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석을 가득 메운 야행 방문객들

객석을 가득 메운 야행 방문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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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죽동 당간지주가 자리한 공연에는 야행의 메인공연을 선보일 무대가 설치되었다.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은 소나무에 붉은 조명을 쏘아 올리자 그 자체로 아름다운 무대가 완성되었다. 지역의 원로, 종교계 인사를 비롯한 다양한 내빈과 방문객들이 격 없이 편안하게 어울리며 객석을 메웠고, 무대에서는 신명나는 사물놀이나 구슬픈 대금 연주와 같은 전통공연이 펼쳐져 한여름 무더위를 식혀주었다.

어둠이 찾아와도 즐거움은 끝이 없고, 돌아갈 생각이 없다.

어둠이 찾아와도 즐거움은 끝이 없고, 돌아갈 생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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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놀이 대명사, 공기놀이

추억의 놀이 대명사, 공기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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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지치기도 빠질 수 없다.

딱지치기도 빠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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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진해서 추억의 인력거를 운영하던 공주대학교 학생

자진해서 추억의 인력거를 운영하던 공주대학교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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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천의 등불이 환하게 밝히고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끝나가는 마당에도 인파는 사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추억 속 교복을 입고 길거리를 메운 사람들은 오히려 더 많아졌고 제기차기, 알까기, 공기놀이, 딱지치기 등 민속놀이를 시작한 방문객들은 추억에 빠져 내려놓을 줄 모르는 모습이었다. 한 공주대학교 학생은 무료로 추억 속 인력거를 몰고 있었다. 이마에 땀까지 송골송골 맺힌 청년은 “운동 삼아 나왔다. 방문객들이 즐거워하면 그것으로 만족한다”며 축제 그 자체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청년의 이마에 맺힌 땀방울은 아름답게 반짝이며 축제를 빛내주었다.

축제가 끝나도 불은 꺼지지 않았다.

축제가 끝나도 불은 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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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간지주 공원에 설치된 야간조형물

당간지주 공원에 설치된 야간조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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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의 밤이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공주의 밤이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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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빛나던 6월의 야행 길은 그렇게 끝이 났다. 후끈 달아오르던 열기로 성공적으로 끝났으며, 모든 이들의 행복한 기억 속에 남게 될 것이다. 하지만 2018 야행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6월에 그랬듯 찬란하게 빛날 여름밤이 8월에도 펼쳐질 것이다. 한여름 밤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좋은 곳을 찾고 있다면 올해에는 공주에 주목해보자. 공주가 만들고 전국에서 찾는 밤의 축제 야행은 8월에도 계속될 것이다.

 
2018 흥미진진 공주 문화재 야행 이용 안내
  • 행사장소 : 충청남도 공주시 원도심 및 제민천 일원
  • 일정 : 2018. 6. 29.(금)~2018. 6. 30.(토)
  • 문의 : 공주시 창조도시과 1899-0088 / www.gongju.go.kr
  • 행사내용 : 문화(재) 시설 야간 개방, 문화재를 활용한 야간 프로그램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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